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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요가에 나타난 무지(avidyā)의 의미와 소멸을 위한 수행법
고전요가에 나타난 무지(avidyā)의 의미와 소멸을 위한 수행법
요가학연구소2022-11-03

고전요가에 나타난 무지(avidyā)의 의미와 소멸을 위한 수행법

인도의 종교와 정통 학파인 육파철학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삶을 고통(dukhā)으로 보며,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해탈(mokṣa)을 최종 목표로 추구한다. 해탈의 성취를 위해 추구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고통의 뿌리에 대해서는 유사한 견해를 보이는데, 그것은 ‘아비드야’(avidyā, 무지無知 혹은 무명無明 ; 이하 무지로 사용)이다.

‘무지’란 용어는 고전요가가 성립되기 이전부터 쓰였는데 고전 우빠니샤드에 나타난 무지의 용례를 살펴보면 크게 다섯 가지 관점으로 요약된다.

첫째, 브라흐만과 아뜨만에 대한 ‘비드야’(vidyā ; 지혜)의 상대적 개념

둘째, 고통 속에 빠지게 되는 윤회(samsara)의 원인

셋째, 지혜는 불멸이지만 무지는 멸해야 된다.

넷째, 지혜와 함께 브라흐만에 속한다.

다섯째, 신(神)이 필요에 의해서 무지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착각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들 중에서 ‘지혜의 상대적 개념, 윤회의 원인, 소멸의 필요성’ 등은 고전요가에서도 나타나지만 무지를 신(神)과 연관시키지 않거나 인간의 마음 작용들과 밀접하게 연관하여 설명하는 점은 다르다. 그리고 요가철학의 특성에 맞게 무지를 소멸시킬 수 있는 실천수행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전요가에 나타난 무지의 의미와 그것의 소멸을 위한 수행법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 무지는 ‘무상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 불결한 것을 깨끗한 것으로, 고통인 것을 즐거운 것으로, 자아가 아닌 것을 자아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릇된 인식은 지혜와는 반대되는 것으로서 마음 작용(cittavṛtti)과 연관되어 실질적인 힘(영향력)을 발휘한다.

둘째, 무지는 번뇌(kleśa)이며 또한 다른 네 가지(자아의식, 탐욕, 혐오, [삶에 대한] 애착) 번뇌들의 출생지가 되는 밭(기반)이다. 그러한 번뇌들로 인해 고통이 집적되고, 과보를 초래하여 윤회하게 된다.

셋째, 소멸의 수단은 혼동없는 식별지(vivekakhyāti)이며, 그것은 순질(sattva)과 순수정신이 다르다는 관념이다.

넷째, 식별지 획득의 수단으로 아쉬탕가요가(aṣṭāṇgayoga ; 八支요가) 등의 실천수행법이 제시된다.

다섯째, 식별지 획득의 결과로 법운 삼매(dharmamegha samādhi)가 발생하며 그로부터 번뇌와 선․악한 잠재업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로써 요기는 살아 있으면서 최종 목표인 독존(kaivalya=해탈)을 성취하게 된다.

실천수행법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거친 생각들을 약화시키는 대치수행(pratipakṣabhāvana)이다.

둘째, 삼매를 고무하고 번뇌를 약화시키는 실천요가(kriyāyoga)로 고행(tapas)과 자기 학습(svādhyāya)과 신에 대한 헌신(Īśvara praṇidhāna)이다.

이상의 두 가지 수행법은 활동하는 마음을 지닌 일반인에게 해당하는 수행법이다.

셋째, 집중된 마음을 지닌 요가수행자를 위한 아쉬탕가요가이다. 특히, 쁘라나야마(prāṇāyāma)의 수련은 식별지를 가로막는 업을 감소시키고 지혜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리고 찰나(kṣaṇa)와 이것의 상속(krama)에 대한 쌍야마(saṃyama = 집중․명상․삼매)를 통해 식별지가 나타난다.

이상과 같이, 고전요가에서의 무지는 그릇된 인식으로 마음 작용과 연관하여 고통스러운 여러 번뇌들을 일으키는 근원이다. 그것으로 인해 과보를 초래하는 잠재업의 근원이 되어 윤회하게 된다. 그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반드시 무지는 소멸되어야만 한다. 빠딴잘리는 그 실천적인 방법으로 아쉬탕가요가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의 꾸준한 수련(abhyāsa)을 통해 동요하지 않는 식별지를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 작용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방편으로 제시되고 있는 무집착(vairāgya)도 실천한다면 요가의 최종목적인 독존(해탈)은 더욱 빠르게 성취될 것이다.


 

도창원 _ 원광대학교 박사과정